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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온어디스크'로 질병 진단의 기초 세운다
Name관리자| Date2017-04-06 12:01| Hit3,689
Attachments 20170208_133712947_64641.jpg (89.6K, 852회)

-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 조윤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

인터뷰 미리보기

Q: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스티브 그래닉(Steve Granick) 단장과의 인연이 각별한 것 같습니다.
A: 그래닉 교수님과의 인연은 미국 유학시절 시작되었습니다.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재료공학과 박사 시절, 학위과정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당시 가둬진 고분자 물성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어요. 연성물질(액체 상태의 고분자)을 두 판 사이에 두고 간격을 좁히며 분자크기의 작은 층을 만드는 경우, 간격을 줄일수록 액체를 움직이는데 많은 힘이 듭니다. 이때 고분자의 종류와 크기에 따른 분자 간 반발력, 막의 두께에 따른 점성 등을 측정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2013년 초에 그래닉 교수님께서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단장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부임하셨는데, 저는 처음부터 함께한 것은 아니고, 연구단 출범 이후 2015년 11월에 합류했습니다.

Q: 삼성종합기술원을 다니다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으로 옮기셨습니다.
A: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약 10년간 바이오칩, 랩온어칩(lab-on-a-chip)을 연구했습니다. 2008년 UNIST가 개교를 준비할 때 조교수로 부임했습니다. 주변에서 UNIST가 어디며, 그 곳으로 왜 가는지, 자녀들은 어떻게 할 건지 등등 걱정이 많았어요. 회사를 다니다가 학교로 가야겠다는 마음은 늘 있었어요. 당시 조무제 총장님을 만나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만든다는 말씀을 듣고 결심이 섰습니다.

Q: 영국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랩온어칩'에도 참여하고 계십니다.
A: 2013년부터 '랩온어칩'의 편집 자문위원(editorial board member)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랩온어칩 분야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우수해 영국왕립학회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랩온어칩 관련 산업이 유럽이나 미국대비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우수한 연구 인력이 많고 해당 분야의 논문 수에 대한 통계만 보더라도 일본을 뛰어 넘습니다. '랩온어칩'의 편집 자문위원은 1년에 한두 번 모임을 갖는데, 오는 4월에는 영국 케임브리지 본사에서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 그룹리더는 '랩온어디스크'를 개발하는 세계적 연구자로, 영국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랩온어칩 저널에 편집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사진 = UNIST 제공)

"전이암 찾는 'FAST 디스크', 암 진단‧치료 새 장 연다."
"소변으로 암 진단, 그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 그룹리더(UNIST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이 암 진단 치료에 관련된 연구 성과를 잇달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조 그룹리더는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 안을 순환하는 종양세포(CTC)'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기술(FAST 디스크)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분석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표지논문으로 게재(관련기사 보기)한 데 이어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exosome)를 분리하고 검출하는 장치 '엑소디스크(Exodisc)'를 개발해 ACS 나노(ACS Nano)에 발표(관련기사 보기)했다.

조 그룹리더는 '손 안의 실험실'로 불리는 소형 진단 시스템 '랩온어디스크(lab-on-a-disc)'를 개발하는 세계적 연구자이다.

액체 생검 가능한 랩온어디스크 개발

최근의 연구성과에 대해 조윤경 그룹리더는 "혈액, 소변 등 체액에서 암의 흔적을 찾는 혈관 내 순환 종양세포(이하 CTC)나 나노 소포체 등을 '액체 생검(liquid biopsy)'에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랩온어디스크를 개발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생체에서 조직 일부를 떼어내 복잡하게 조직 검사를 하는 대신 랩온어디스크라는 소형 기기로 혈액이나 소변을 이용하여 간편하게 암을 진단한다는 뜻이다.

암은 어떻게 전이되는 것일까. 학계는 오래전부터 암 세포가 혈관을 따라 흐르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 전이암이 발병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혈액 속에서 CTC같은 암 관련 세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혈액 1mL에 적혈구는 수십억 개, 백혈구는 수백만 개가 있지만 CTC는 수십 개 미만으로 극히 적은 양이 존재한다. 따라서 CTC를 기술적으로 분리해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기존에 CTC를 검출하는 장비는 값이 비싸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료 준비 등 전문 교육이 필요했다.

조 그룹리더는 "우리가 개발한 FAST 디스크는 크기가 작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며 "음악 CD 돌리듯 샘플을 돌리면 필터에 큰 세포가 걸러진다. 걸러진 세포가 암세포인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떤 항암제를 쓰면 좋은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맞춤형 정보를 줄 수 있는 간편한 장비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부산대학교병원과 함께 FAST 디스크로 다양한 암환자 142명과 정상인 50명의 혈액을 검사해 CTC 검출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폐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CTC에서 조직 검사 때와 동일한 유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조 그룹리더 연구진은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검출하는 엑소디스크도 개발했다. 나노 소포체는 거의 모든 체액에 존재한다. 예전에는 세포가 내놓는 '쓰레기'로 오해받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세포 신호 전달, 종양의 진행이나 전이 등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노소포체를 분석하면 암 등 각종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어 새로운 질병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 소포체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는데, 조 그룹리더는 30분 안에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효율적으로 채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두 가지의 핵심 기술은 유체에서 크기를 기반으로 입자를 걸러내는 것"이라며 "수십㎛(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크기의 CTC, 40~1000㎚(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 소포체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AST 랩온어디스크의 경우, 장착된 필터는 체액이 걸러지는 아래쪽에 항상 물을 채워 적은 힘으로도 세포를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 조 그룹리더가 연구진과 개발한 FAST 랩온어디스크는 혈관 내 순환 종양세포(CTC)를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위)


▲ 한편 엑소디스크(Exodisc)는 나노 소포체를 크기별로 분리할 수 있으며(B) 동시에 두 개의 샘플을 분석할 수 있다(C). 두 필터는 600㎚, 20㎚ 크기로 설치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나노소포체를 분리할 수 있다. (아래)

FRUITS(결실) 맺는 도구를 찾아서

조 그룹리더가 UNIST에서 이끄는 연구실 이름은 특별하다. FRUITS(Fluidics & Reactions Using Integrative Technology & Science) Lab. 흔히 보는 딱딱한 과학용어로 이뤄진 이름이 아니라 특별히 자신의 연구철학을 담아 지었다. 이름이 독특하다보니 연구실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외국인 연구자들도 쉽게 기억한다. UNIST에 부임 후, 조 그룹리더는 자신의 관심사를 나열해보았다. 유체 흐름(fluidics), 생물학적 반응, 화학 반응 등 각종 반응(reaction), 이를 둘러싼 융합, 통합(integration), 과학, 기술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FRUITS가 보였다. 그는 "학교에서 하는 일이 결국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라며 "연구실에서 배출한 사람이 결실(fruits)이라고 생각하고 고민하며 연구실 이름을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실 이름에 얽힌 내용을 설명하던 조윤경 그룹리더는 큰 틀에서 자신의 연구 테마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지금은 진단, 암 관련 연구를 하고 있지만, 결국 유체 현상의 이해가 가장 큰 주제입니다. 화학반응뿐 아니라 세포와 세포의 상호작용(interaction), 세포와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 등 관심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 도구를 쓰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죠. 공학에 관심이 있다 보니, 도구가 없다면 직접 만들거나 개발하고자 합니다."

조 그룹리더는 최근 면역세포와 암세포 간 관계에 주목해 관련 연구에 몰두 중이다. 복잡한 미로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간다는 실험과 전이를 일으키는 암세포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접하고 난 뒤다. 그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의 움직임을 공학과 물리학적 개념을 적용하고 접근하고 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정상세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상호작용할 때, 움직이는 방향성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꾸준히 연구를 해왔다.

그는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연구적 호기심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이 강조하는 융합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연구자들은 융합적인 마인드가 풍부하다. 바르토즈 지보브스키 그룹리더는 화학물질을 스스로 합성하고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케마티카)를 개발한 화학 석학이며, 프랑수아 앙블라르 연구위원은 수학, 생물학, 물리학을 전공한 박학다식한 연구자이다. 조 그룹리더도 화학공학,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생명공학 분야에서 질병진단 기술을 개발해 왔다.

조 그룹리더는 "사실 처음에는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에서 함께 연구할 계획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우수한 연구자들을 데려와 연구단을 꾸리는 스티브 단장의 러브콜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 그룹리더는 "좋은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하면 상호보완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구단에 합류했다"며 "스스로 고민하며 새로운 것을 하려고 찾고 있는데, 그래닉 단장이 자유로운 분위기의 연구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 그룹리더(가운데)는 우현경 UNIST 생명과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왼쪽)과 비자야 순카라(Vijaya Sunkara) UNIST 생명과학부 박사(오른쪽)와 함께 엑소디스크를 개발했다. 조 그룹리더는 관심분야를 나열해 앞 글자를 딴 'FRUITS' 연구실을 운영 중이다.(사진 = UNIST 제공)

MIT, 하버드대보다 가고 싶은 곳 만들고파

유학 생활을 마친 뒤 국내로 돌아와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조 그룹리더는 두 차례의 상용화 경험을 했다. 하나는 특정영역의 DNA를 수십만 배로 증폭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2시간에서 20분으로 대폭 줄인 'PCR 칩'을 개발한 것. PCR 칩은 삼성테크윈에 기술을 이전했다. 다른 하나는 피 한 방울로 각종 암, 류머티즘 등 21가지 병을 검진하는 소형 혈액 검사기(랩온어디스크)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한 후 산업자원부로부터 10년에 걸친 과제를 받아 DNA 칩을 개발하는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운 좋게 삼성종합기술원에서의 연구가 두 차례 상용화로 이어졌는데, 소형 혈액 검사기를 개발할 때 특히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던 연구 개발 초기 단계에서 더 재미가 있었고 보람도 느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래서인지 UNIST 개교 초창기에 합류해, 학부장을 맡아 학교에 애정과 열정을 쏟았다. 학과 구성부터 커리큘럼까지 조 그룹리더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그는 "열정적으로 학교 일을 하다가 좀 더 연구에 몰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이 기회를 주었다"고 말했다.

평소에 그는 학생들한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실력은 기본이고 인성도 갖추라는 뜻이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자기 것을 챙기는 경향이 있는데, 배워서 다른 이들에게 많이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공동 연구에 필요한 자세일 뿐만 아니라 후일에 모든 경험들이 자신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학부생을 1년에 두세 명씩 외국에 교환 연구원으로 보내는 UROP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의 일환이다. 그는 "외국에 가기 전에 학생들이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극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외국 경험을 하고 오면 자신감을 회복하고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조윤경 그룹리더는 IBS 내에서의 포부도 밝혔다. "이 곳을 MIT, 하버드대의 유명 연구소보다 더 와서 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저희 연구가 향후 환자를 치료하는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했던 학생들이 관련 연구 분야의 새로운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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